지역 주민의 좋은 이웃, '진짜 교회' 탐방기 | 구재원 | 2014-07-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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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의 좋은 이웃, '진짜 교회' 탐방기 지역사회 섬김 사역하는 건강한 10개 교회… 오는 9월, 제2회 지역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
▲ 사역국에서 3주간 지역사회를 섬기면서 건강하게 교회를 세우는 10개 교회를 탐방했습니다. 가깝게는 서울, 멀리는 전남 완도까지 다녔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기교회(안홍택 목사), 꿈이있는교회(노지훈 목사), 도화교회(문순국 목사), 완도성광교회(정우겸 목사). <뉴스앤조이> 사역국에서 지난 3주 동안 전국을 돌았습니다. 가깝게는 서울, 멀리는 전남 완도까지 다녔습니다. 지역사회를 잘 섬기면서 건강하게 교회를 세우는 10개 교회를 탐방했습니다.
한국교회의 끊임없는 비리와 부도덕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교회에 더 이상 희망이 있을까 자조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이름도 빛도 없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착한 교회'들이 있을 거라는 소망과, 그런 교회들을 통해 그나마 위로와 도전을 받길 기대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회들을 방문했습니다. 탐방 대상 교회는 각 교단 농어촌선교부와 한국농선회를 통해 추천받기도 했고,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좋은교회상'을 수상했던 교회들을 참조하기도 했습니다. 선발 기준은 이렇습니다. 첫째,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 사역을 창의적으로 지속하는 교회. 둘째, 지역에서 좋은 교회로 인정받는 건강한 교회. 마지막으로 작은 교회를 우선하고 중대형 교회는 가급적 지양했습니다. 이 기준으로 우선 10개 교회를 선정했습니다. 수도권엔 서울시민교회(권오헌 목사), 부천 선한목자교회(김명현 목사), 용인 고기교회(안홍택 목사)가, 충청권엔 괴산 후영순복음교회(김경준 목사), 제천 도화교회(문순국 목사)가 있습니다. 경상권엔 대구 하늘담은교회(남정우 목사), 부산 금곡성문교회(민영란 목사), 전라권은 익산꿈이있는교회(노지훈 목사), 완도성광교회(정우겸 목사), 해남새롬교회(이호군 목사)가 있습니다.
▲ 탐방 교회 선발 기준은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 사역을 창의적으로 지속하고, 지역에서 좋은 교회로 인정받는 건강한 교회였습니다. 직접 교회에 가 보니 다들 만만치 않은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남 해남 새롬교회(이호군 목사) 사무실 벽에 붙어 있던 "비전이 있는 사람은 벽을 밀면 문이 된다"는 말처럼, 막힌 벽에서 길을 만들어 낸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한사코 '내놓을 만한 거리가 없는데 뭣하러 먼 곳까지 오냐'는 말을 했습니다. 정작 가 보니 다들 만만치 않은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이 일을 다 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방문했던 한 교회의 사무실 벽에 붙어 있던 "비전이 있는 사람은 벽을 밀면 문이 된다"는 말처럼, 막힌 벽에서 길을 만들어 낸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모두들 '우리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지금은 담담하게, 또 웃으면서 얘기하시지만 왜 어려움이 없었겠습니까. 어떤 목사는 초기에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하며 난생 처음 보는 저희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처로 남아 있을까 싶었습니다. 저희가 만난 목사들은 다들 자신만의 고유한 목회 철학을 가지고 근성 있게 사역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같은 유의 얘기는 아니더라도, 이들에게서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앞으로 진행될 '지역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이나 바른 신앙 시리즈 책을 통해서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관련 기사 :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목회자들의 이야기, '강도 만난 자'의 선한 이웃으로 사는 교회들) 우선 대략적으로 탐방했던 교회 목사들이 들려주었던 목회 철학 가운데 몇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 탐방한 교회 대부분이 지역에서 좋은 이웃으로 살다 보니 필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랬더니 그 일이 복지 사역으로, 사업장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역으로 발전했습니다. 사진 위쪽은 도화교회의 지역아동센터 사역. 사진 아래쪽은 선한목자교회(김명현 목사)의 가출 청소년을 위한 '청개구리 밥차' 사역(사진 제공 선한목자교회).
1. 교회 성장보다 좋은 이웃 되는 게 우선
대부분 아무 연고도, 아는 사람도 없는 낯선 곳으로, 흔히 말하는 소명에 이끌려 내려왔습니다. 그게 얼마나 막막하고 힘든 삶일지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미개한' 백성들을 구원하는 '메시야'가 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큰 교회를 세우겠다고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그들의 좋은 이웃이 되고자 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찾아가 인사하고, 골목길도 시키지 않았지만 청소하고, 차량 운행이 필요한 분들이 있으면 달려가서 태워 드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이 들게 되고, 언젠가부터 이방인이 아닌 '우리'가 되었습니다. 이게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모습일 것입니다.
2. 남들 다 하는 프로그램 시도 말고, 필요에 따른 사역
대부분 목회자들이 소위 실패하는 이유를, 남들이 하니까 따라서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남들이 하기 때문이 아니라, 좋은 이웃으로 살다 보니 필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해야겠다고 해서 한 것이 아니라 긍휼의 마음으로 품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일이 복지 사역으로, 사업장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역으로 발전했습니다. 필요에 의해 시작한 일이기에 필요가 없어지거나, 교회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내려놓고, 다른 필요들을 채우는 일을 유연하게 합니다.
3. 인적·물적 자원 부족에 체념 않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통계를 보면 한국교회 70∼80%가 미자립 또는 개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체념이라는 큰 덫에 걸려 있습니다. 이번에 찾은 교회들 역시 힘들고 어려운 교회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체념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했습니다. 어떤 교회는 동네에 버려진 폐지를 주워 판 돈으로 지역 섬김 사역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 보니 길이 열리는 은총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4. 수없이 반복되는 실패, 두려움 없는 재도전
어느 한 교회도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던 교회는 없었습니다. 번번이 실패하고 넘어지고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이 막히면 저 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교회가 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탐방한 교회 대부분은 교회 성장보다 좋은 이웃 되는 것을 우선시했습니다. 지역 주민과 좋은 이웃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역을 하게 되었다. 사진 위쪽은 새롬교회의 재활용품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초록가게', 사진 아래쪽은 후영순복음교회(김경준 목사)의 '선한농부마을' 영농 조합 사역.
5. 평신도들의 주체적 참여 위한 장(場) 조성
완도성광교회 정우겸 목사는 자신을 "훌륭한 교인들 때문에 득 보고 있는 목사"임을 강조했습니다. 830여 개의 위원회를 만들고, 모든 교인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일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목사 혼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을 평신도들이 알아서 기획하고 멋지게 진행했습니다.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땅에 파묻지 않고,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럴 때 오케스트라와 같은 교회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6. 개교회 중심적 사고 벗어나 하나님나라 중심적 사고로
개교회 중심으로 사고하면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됩니다. 하나님나라 중심의 사고를 가질 때 교회 울타리를 넘어 일상과 삶의 모든 현장이 섬김과 예배의 자리가 됩니다. 대부분 교회들이 그런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7. 열린 생각, 꾸준한 공부
기존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기를 넘어서기 위해 자신의 입장과 다른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을 만나서 물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면서 전문성을 길렀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되었습니다. 이야기하고 보니 새로울 것이 없는, 하나 마나 한 얘기가 된 것 같습니다. 늘 그렇듯이 다 아는 얘기들인데 그것을 실천하느냐 못하느냐가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탐방했던 교회들은 나름대로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랬기에 지역 주민들에게서 그 교회는 '진짜 교회'고, '지금 교회는 나가지 않지만, 만약 교회를 가게 된다면 그 교회에 갈 거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나 한계도 있습니다. 처음에 가졌던 열정이 환경이 좋아지면서 식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역은 있는데 교회의 모습은 희미한 곳도 있습니다. 만났던 목사들 스스로도 어떻게 사역에 매몰되지 않고, 신앙 공동체를 바로 이루어 갈까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주신 은총을 감사하며, 그 은총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부르심 앞에 겸허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 한국교회가 더 새로워지고 풍성해지는 은총이 주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 <뉴스앤조이>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바른 신앙 회복을 기대하며 바른 신앙 시리즈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를 출간했습니다. 계속 좋은 교회들을 찾아서 방문하고 소개하려고 합니다. 주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교회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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